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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7 [E.V.GIRL] 제작일지
2009/10/05 시나리오 회의
최근 들어 발견된 나의 최대 약점이 다시한번 드러나고 말았다. 두 개의 인물, 두 개의 중심 플롯, 그리고 부적절한 시점 변화. 이번 작업에서도 마찬가지.. 민아의 시선에서 모섭의 시선으로 무책임하게 넘어가는 것이 문제다. (다분히 마초적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것이 네러티브에 혼선을 주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식으로 끌고 가는 방식은 장편(로맨틱 코메디)에서 조금 기대해 볼만 한 일이다. 민아와 모섭의 감정을 연결하는 것이 급선무. 민아의 시점을 버리고 모섭의 시점으로 가보려 한다. 내가 과연 모섭에게 진심어린 애정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망설여진다. 하지만 모섭의 네러티브가 폭발력을 가졌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되었다.


2009/10/17 시나리오에 대한 확신과 혼란
모섭의 시점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초반부에 모섭과 민아가 직접적으로 만나게 되고, 둘 사이 짧은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모섭의 악보와 민아의 유서가 서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모섭에게 민아의 자살시도를 막아야 한다는 강한 동기를 심어주었다. 모섭은 민아 어머니라는 벽에 부딪혀 말하지 못한다. 모섭의 기타는 이펙터를 써서 전자음 끼용끼용 소리를 내게 되었다. 모섭의 연주는 둘 사이의 환상씬을 만들어 낸다. 모섭의 기타 연주에 민아의 유서 내용이 가사처럼 버무려진다. // 모섭의 연주가 얼마나 절실하게 느껴질 것인가. 그것이 모섭의 최선의 방법인가 아닌가에서 결정지어질 것이다. 어찌보면 그것 이외의 것을 시도하지 못하게 하도록 입을 막아버리고 기타를 쥐어준 것이 너무 못된 짓일 지도 모르겠다. 연주 장면의 폭발력에 대한 확신과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 모섭의 시선으로 넘어온 것은 그 클라이막스 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인데, 몇 몇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리니 스스로 자꾸 재고해 보게 되었다. // 반대 편의 민아도 그토록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이 충분한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혹시나 귀마개나 헤드셋으로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 촬영스케줄에 대한 압박이 밀려온다. 절대적인 데드라인이었던 지난 주말을 지나 또 다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간 음악감독, 모섭 배우 두 명가 컨택이 있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나 스스로 어느정도 만족스러운 마무리를 지어야 스탭을 모을 수 있을 것란 강박관념이 있다.  어느덧 10월 중순이다. 11월 초에라도 촬영을 시작하고 싶었던 마음은 이제 접어야 할 듯 하다. 아무리 빨라도 11월 말에 크랭크인을 해야 할 것이다. 


2009/11/14 달리자.
정신없이 흘러간 한 달. 많은 것이 진행되고 결정되었다. 일주일 전 시나리오 최종고가 나오고(조금씩은 열려있겠지만) 조연출, 촬영, 조명, 작곡가, 미술, 스크립터 등 스텝들이 차례차례 <E.V.GIRL>이라는 배에 승선하고 있다. 모섭역을 할 남자배우, 여자 배우도 잠정적으로 마음 속에 넣어두고 있으니 결정만 내리면 될 것이다. 이제부터 의상, 소품, 미술컨셉을 진행하면 되는데. 아 문제는 로케이션이다. 로케이션이 확정이 되어야 콘티를 짤 것이고 미술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장면을 삼풍아파트에서 찍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허가가 나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로케이션만 확정되면 이제부터는 비지니스적으로 달려야 한다. 촬영일이 5,6,7로 확정되었으니. 촬영 전 후로 다른 감독들과의 시간 조정에도 크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스케줄이 꼬이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올 수 있으니..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아무래도 크랭크인 날짜 조차 예정에서 벗어나게 되는 일은 비일비재 하니까. 이번에는 정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자 화이팅!


2009/11/23 스케줄 조정
크랭크인이 일주일 밀렸다. 촬영감독 스케줄이 방아쇠 역할을 했지만 프리프로덕션 진행을 보면 일주일 밀린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간 남자배우가 장편영화에 캐스팅되는 바람에 하차하는 일이 발생했고, 로케이션 헌팅도 많이 늦어지고 있다. 곡을 만들어줄 김고운씨와 코드 진행을 맞춰 놓은 것, 여배우 캐스팅을 결정지은 것이 가장 큰 성과다. 로케이션, 배우가 확정되지 않으니 의상, 소품 준비는 리스트조차 나오지 않는 상태다. 여러가지로 쫓기는 마음이다.

2009/12/18 4회차로 연장
지난 12,13.14일 3회차까지 마무리되었다. 아. 마무리라고 말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아직 찍지 못한 분량이 절반이나 된다. 아파트 복도, 엘레베이터 앞, 옥상 기타 부시는 장면, 모섭이 방 전체 장면이 남았다. 앞으로 한 회차로 마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어떻게 될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최대한 해보자. 화이팅!

2010/02/2 촬영 중단 41일째. 하지만 내 몸은 하나 뿐이다.
장기간 촬영 중단의 변명.
첫번째, 재일교포 출신 여배우가 일본으로 돌아갔고,
두번째, 지난 1월 3일 딸 출산한 이후로 연출자인 내가 시간이 없고,
세번째, 산모와 아기를 돌보느라 편집을 제대로 붙여보지 못해서 다음 촬영 분량을 준비하지 못했다.

이제 산모도 많이 회복되었고 발동을 걸어보려 하는데,
1월 중순부터 해야 할 일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첫번째, 1월 중순 친구놈 영화 크랭크인 당일 연출 교통사고로 크랭크인이 2월 중순으로 미뤄졌고 난 거기서 조연출이다.
두번째, 5월달에 크랭크인하는 영삼이형 영화에 조연출을 맡았고 준비가 이미 시작되었다. 아기때문에 4월 전까지는 재테크로 하기 했지만 은근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세번째, 다음주면 4학기째 등록금을 지불하고 다음학기를 준비해야 한다.
네번째, 마냥 촬영다니고 공부만 할 수 없다. 아빠가 되었으니 책임을 져야 하겠지. 돈벌이도 병행해야 한다.

지금 나의 상태는..
매일매일 눈에 띄게 커가는 딸 해온이가 이쁘다.
e.v.girl 편집하고 싶다.
모처럼 집에서 장시간 집에서 지내는데 못 읽었던 책. 많이 읽고 싶다.
영화도 많이 보고 싶다. 하지만 컴터로 말고 영화관에 가고싶다.
미치도록 돈을 벌고 싶다. 아기 안고 얼굴을 바라볼 때마다 깊은 곳에서부터 솓구쳐 오른다.
집에서 지루해 하는 아내를 데리구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 멀리멀리~

결론은.
얼른 편집에 집중하자. 가편집일정을 5일까지로 잡았었다. 딱 끊고 치고 나가기가 절실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Posted by sanyogi 사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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