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산의 한 조산원에서 아기와 아내를 옆에 두고 쓰는 따끈한 글이다.
오늘의 일과를 옮겨볼까.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슬이 비친다했다.
아내는 혹시몰라 출산가방을 쌌다.
한 시간 가량 네이버를 두들겨 본 결과..
출산까지 이틀에서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건 우리의 착각이었지..!
아내는 왠지 모르게 마루만 청소기 돌리자고 그랬고.. 나는 혹시 모른다는 마음에 집안구석구석 청소기를 돌렸다.
아내는 점점 배가 살살 아프다했고, 혹시 몰라 간격을 재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11시가 넘어서서는 10분 15분 12분 어설픈 간격으로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가진통이라 확신했다. ... --;;
12시에 동네 교회서 예배를 드리고,
시내에 나와 롯데리아에서 텐더크릴치킨버거를 시켜먹었다.
출산하게되면 밖에 나가기 힘드니까 안경이나 새로 맞출까했는데
아내가 조금 힘들어하며 일단 집에 들어가자고 했다.
집에 들어가니 오후 2시반.
10분 9분 11분 13분 7분.. 전혀 일정하지 않은 간격으로 진통이 왔다.
이러니 당연히 가진통이라 생각했지!
이렇게 3시 4시 5시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그 동안 조금씩 조금씩 강도가 쌔지고..일정치는 않았지만 조금씩 간격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결국 3분간격으로 진통이 오기 시작했고 급한 마음에 일단 시동걸고 출발.
안산의 조산원까지 50분. 사실 가는 도중에도 가진통이면 다시 돌아와야겠네.. 라는 생각을 했다. 우라질.
지하주차장에서 2층 조산원까지 올라가는데 진통 3번. 10분 걸렸다. 조산원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오후 8시 10분 정도 되었다.
이미 7.5센티나 열렸다고 했다. 허걱.
아내가 위대해 보이는 순간.
진짜 낳겠구나 알게 됐지만.. 그래도 실감은 안가더군..
애기가 하늘을 보고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했다.
그대로 한 시간정도를 더 진통했다. 누워도 있어보고 앉아도 있어보고 걸어다녀도 보고 엎드려도 보고.. 이젠 쉬는 시간이 잠깐잠깐 밖에 없었다.
진짜 진진통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듯 했을 때, 아홉시가 조금 넘었던 것 같다.
옆방에서 대기중이던 조산사가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사극에서나 보았던 천장에 하얗고 긴 명주 끈.
내가 아내 머리맡에서 아내 머리를 올려주며 샘을 세는 동안,
아내는 명주 끈을 잡아당기며 힘을 주었다.
진통이 미친듯이 계속 오는 줄 알았는데, 애기가 나오는 동안에도 조금씩 쉴 타이밍이 있기는 했다. 정말 다행. 아니면 정말 사람 잡겠더라..
거뭇거뭇한 애기 머리가 보인 다음부터 10여분 후에 감자가 쑤욱하고 나왔다. 그리고 그 동안 아내는 뭘 어떻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파했다.. ㅜㅜ
마지막 순간에는.. 하아.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간단하게 쑤욱 나온다.
아내는 아직 아픈데. 나도 모르게 자꾸 헤죽헤죽 웃음이 나왔다.
응애 웅애 우는데 쟤가 진짜 뱃속이 있었던 건가 눈으로 보고도 실감이 안갔다.
진통을 짧은 편이었다.
애기 머리 크기도 작고, 아내도 힘을 잘 주었고 아무튼 이렇게 진통이 적은 경우는 드문 케이스라고 했다.
그리고 뭔가 기록을 세우며 태어난 듯하다.
탯줄이 보통 50센티인데. 울 감자는 75센티나 달고 태어났다.
조산사도 너무 신기해서 길이를 제더라..
75센티미터. 정말 길다.
이제 둘이 셋이 되었다.
우리에게 어떤 나날이 펼쳐질까.
감자야. 엄마랑 아빠랑 재미나게 같이 살아보자!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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